마스크 대란 3개월, 초음파융착기 컨트롤러 설계로 버틴 이야기 — 정전압 제어와 공진주파수 추적 편

마스크 한 장에 5천 원, 그마저도 구하기 힘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 회사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마스크 생산 설비를 3개월 안에 만들어달라는 요청이었죠.

원단을 재단하는 기구부는 어떻게든 되는데, 문제는 마스크 귀에 거는 끈을 붙이는 부분이었습니다. 접착제가 아니라 초음파 융착기로 붙여야 했고, 그 컨트롤러를 제가 직접 설계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3개월은 제 25년 경력에서 가장 밀도 높은 시간이었습니다.

마스크 귀걸이, 왜 접착제 대신 초음파일까

마스크 부직포는 열에 약합니다. 인두로 지지듯 붙이면 원단이 눌어붙거나 구멍이 나기 십상이죠. 접착제를 쓰는 방법도 있지만, 화학 성분이 마스크에 남는다는 문제와 경화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초음파 융착이란 초음파 진동 에너지로 원단 표면을 순간적으로 마찰시켜, 그 마찰열로 소재를 녹여 붙이는 방식을 말합니다. 접착제도 열판도 필요 없이 0.1초 안팎으로 접합이 끝나니 대량 생산 라인에 딱 맞는 방식이었죠. 마스크뿐 아니라 부직포 방호복, 필터류 접합에도 널리 쓰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마스크의 귀걸이 초음파융착기로 접합]

핵심 요약
마스크 귀걸이 접합은 접착제 대신 초음파 융착 방식을 씁니다. 마찰열로 순간 접합하기 때문에 위생적이고 생산 속도가 빠릅니다.

정전압 제어와 정진폭 제어, 뭐가 다를까

컨트롤러를 설계할 때 가장 먼저 부딪힌 게 정전압 제어와 정진폭 제어 중 뭘 기준으로 잡을지였습니다.

정전압 제어란 트랜스듀서(진동자)에 인가되는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식이고, 정진폭 제어란 진동자 끝단의 진폭, 즉 실제로 움직이는 폭을 센서로 측정해서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전압은 일정한데 부하가 걸리면 진폭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어서, 저는 결국 정진폭 제어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마스크처럼 얇고 균일한 원단에는 진폭이 흔들리면 접합 강도가 들쭉날쭉해진다는 게 현장에서 체감한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구분 정전압 제어 정진폭 제어
구조 단순, 저비용 센서 피드백 필요, 다소 복잡
부하 변동 대응 취약함 상대적으로 강함
적합한 설비 저가형, 단순 접합 정밀 접합, 마스크류

진동자 저항은 왜 자꾸 변할까

초음파 진동자는 압전소자(피에조 세라믹)를 겹쳐 만드는데, 이 소자가 열을 받으면 내부 임피던스가 미묘하게 변합니다. 임피던스란 교류 회로에서 전류 흐름을 방해하는 정도를 뜻하는데, 쉽게 말해 저항 같은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 컨트롤러를 설계할 때 저는 고정 주파수로 발진 회로를 짰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문제없어 보였거든요.

그런데 라인을 8시간쯤 돌리고 나니 접합 불량률이 슬금슬금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진동자가 열을 받으면서 공진주파수 지점이 미세하게 이동했고, 제가 고정해둔 주파수는 더 이상 공진점이 아니었던 겁니다.

공진주파수란 진동자가 가장 효율적으로 진동 에너지를 낼 수 있는 특정 주파수 지점을 말합니다. 이 지점을 벗어나면 같은 전력을 넣어도 실제 접합에 쓰이는 에너지는 줄어듭니다.

결국 밤새 오실로스코프를 붙잡고 위상차를 관찰하면서, PLL(위상동기루프) 방식으로 구동 신호와 되돌아오는 응답 신호의 위상차를 실시간으로 비교해 발진 주파수를 미세 조정하는 회로로 갈아엎었습니다. 이런 실시간 공진주파수 추적 원리는 초음파 치료기 등 다른 초음파 응용기기의 자동제어 특허에서도 핵심 구조로 다뤄질 만큼 업계에서는 기본기로 통합니다 (참고: 초음파 치료기 공진주파수 자동제어장치 특허, KR101129129B1).

진동자는 열을 받으면 저항(임피던스)이 변하고, 공진주파수도 같이 움직입니다. 그래서 고정 주파수가 아니라 PLL 기반의 실시간 추적 회로가 필요합니다.

혼과 부스터, 진동을 전달하는 파트너

혼(Horn)은 뭐 하는 부품일까요? 진동자에서 나온 초음파 에너지를 원단에 실제로 전달하는, 일종의 확성기 같은 부품입니다.

그럼 부스터(Booster)는요? 진동자와 혼 사이에서 진폭을 한 번 더 증폭하거나 감쇠시켜주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합니다.

이 세 부품, 즉 진동자·부스터·혼이 서로 임피던스가 맞아야 에너지 손실 없이 원단까지 진동이 전달됩니다. 저는 처음에 혼 재질을 티타늄이 아니라 알루미늄으로 시제작했다가, 내구성이 못 버텨서 다시 설계를 갈아엎은 적도 있습니다. 이런 건 스펙 시트만 봐서는 절대 안 나오는, 직접 만들어봐야 아는 부분이더라고요.


[초음파 융착기 구조]

3개월 개발기, 마스크 대란의 기억

그 시기 마스크 생산 현장이 얼마나 급박했는지는 자료로도 남아있습니다. 식약처는 당시 마스크 제조업체의 주 단위 생산량과 가격 동향을 계속 공개하며 시장을 관리했고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 정부는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라는 행정규칙까지 만들어서 생산과 유통을 통제했습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저희한테 떨어진 개발 기간도 딱 3개월이었습니다. 기구설계팀은 재단 금형을 갈아엎고, 저는 컨트롤러를 처음부터 새로 짜야 했죠.

중간에 협력업체에서 받은 진동자 스펙이 실측치와 달라서 하마터면 양산 직전에 전체 파라미터를 다시 잡을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때 배운 건, 부품 스펙은 카탈로그가 아니라 반드시 실측해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1. 초음파 융착기와 초음파 세척기, 원리가 같은가요?

A1. 진동자로 초음파를 만든다는 점은 같지만 목적이 다릅니다. 세척기는 캐비테이션(기포 폭발)으로 이물질을 떼어내는 거고, 융착기는 마찰열로 소재를 녹여 붙이는 거라 주파수 대역과 출력 설계 자체가 다릅니다.

Q2. 마스크 말고 다른 곳에도 초음파 융착이 쓰이나요?

A2. 네, 자동차 내장재, 기저귀, 방호복, 필터류 접합에도 흔하게 씁니다. 이후 참여한 FA 설비 중에도 부직포 필터를 접합하는 라인이 몇 건 더 있었습니다.

Q3. 컨트롤러 설계할 때 가장 실수하기 쉬운 부분은요?

A3. 저는 초반에 고정 주파수로 설계했다가 낭패를 본 게 가장 큰 실수였습니다. 초음파 쪽은 무조건 실시간 추적 회로를 기본값으로 깔고 시작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Q4. 혼이나 부스터는 직접 설계하시나요?

A4. 기구적인 형상 설계는 기구설계팀이 하고, 저는 임피던스 매칭이 맞는지 전기적으로 검증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협업이 중요한 분야입니다.

Q5. 3개월이라는 개발 기간, 실제로 가능한 건가요?

A5. 빠듯하지만 가능은 합니다. 다만 검증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양산 초기에 문제가 터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저희도 양산 라인 가동 초기에 파라미터를 몇 차례 더 조정해야 했습니다.

마무리하며

돌아보면 그 3개월은 이론과 현장이 얼마나 다른지 제대로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카탈로그 스펙만 믿고 설계했다면 아마 양산 초기에 큰 사고로 이어졌을 겁니다.

초음파 융착기 컨트롤러를 다루거나 검토해야 하는 분이라면, 오늘 당장 이것부터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오늘 당장 확인해볼 것 3가지

1. 진동자 임피던스는 반드시 실측 데이터로 확인할 것 (카탈로그 값 그대로 믿지 말 것)
2. 고정 주파수 방식이 아니라 실시간 공진주파수 추적(PLL 기반) 회로인지 확인할 것
3. 혼·부스터·진동자 간 임피던스 매칭이 맞는지 조립 전 미리 점검할 것

이 세 가지만 챙겨도 초기 양산 트러블은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본 글은 필자의 실무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후기이며, 특정 부품이나 업체에 대한 광고·협찬과 무관합니다. 회로 설계 수치는 실제 프로젝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용으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